유럽의 현대건축을 말하다.③스위스 발스 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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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현대건축을 말하다.③스위스 발스 온천
건설경제 20110420A23
건물 절반이 땅에 스며들어 하나의 풍경으로 승화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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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mal Bath Vals(발스 온천), 스위스
건축가 : Peter Zumthor(1943~), 스위스
용도 : 실내ㆍ외 온천
위치 : 스위스, Graubunden(그라우뷘덴)주, Vals
완공년도 :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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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Pritzker prize)은 건축계에서 중요한 업적을 쌓은 명장에게 주어진다. 지금까지 프랑스의 장 누벨, 영국의 노먼 포스터 그리고 일본의 SANNA 등의 건축가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9년 프리츠커상은 스위스의 그라우뷘덴 주에서 작업하는 Peter Zumthor에게 주어졌다. 그의 수상이 주목받은 이유는 대부분의 수상자들이 동서양을 넘나들며 숱한 대형 프로젝트를 남긴 것으로 평가받은 데 비해, 그가 스위스 그라우뷘덴 주의 Haldenstein 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주로 그 지방과 스위스에서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만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은 1996년 개장한 발스 온천으로 스위스 중동부 지역의 Vals라는 작은 마을에 위치한 건물이다. 이 온천은 14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규모다. 그러나 발스 온천은 10년간 마을과 호텔 방문객을 45%나 증가시키며 마을 전체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이 온천을 방문하는 사람은 매년 14만명이 넘는다.
“온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 이곳에서 온천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우리가 존재하지 않았던 그 오래전부터 항상 온천수가 이 산에서 샘솟아 왔던 것과 같이 산에서 샘솟은 온천을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원천과 산이 수만 세기 동안 이 자리에 항상 있었던 것처럼 이 온천도 항상 이곳에 있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다큐멘터리 Architectures 인터뷰 중, Chene et Arte>
Zumthor는 산으로 이뤄진 대지의 풍경 안에 건축물이 스며들게 하기 위해 건물의 반 이상을 경사진 땅에 숨겼다. 잔디로 덮인 평평한 지붕과 그 지방의 전통 편마암을 이용해 만든 메인 파사드만이 노출되어 있다. 대지의 고도를 최대한 이용해 건물의 위치를 잡았고, 이 지역 건물의 지붕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얇은 편마암을 다듬어 쌓으면서 이 온천은 마치 건축가가 상상한 건물이 지어졌다기보다는 마치 산을 깎아 만들어진 것처럼 보인다.
온천은 불규칙적인 모양을 갖고 있는 2개의 큰 내ㆍ외부 수영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그 두 공간을 중심으로 15개 정도의 각기 다른 사각 모양을 가진 볼륨들이 배치돼 있다. 자기보다 큰 크기의 덮개(지붕)들을 갖고 있는 이 볼륨들은 서로가 닿지 않고 8cm의 간격을 두고 수영장 전체에 놓여 있다. 유리로 덮인 두 지붕 사이의 빈 공간은 빛으로 인해 어두운 온천 안에 도면을 그리듯 각각 ‘공간의 기하학’을 그려낸다.
가장자리에 위치한 볼륨 내부는 탈의실, 맛사지실, 샤워실 그리고 휴게실 등 온천에 필요한 공간으로 사용되며, 온천 중심 부분의 볼륨들에는 각각 다른 온도를 가진 내부 온천을 만들었다. 이 공간들은 몸이 물 안에서의 움직임을 좀더 미묘하게 느낄 수 있게 보통 5명 정도의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내부의 색은 온도에 따라 높은 온도의 공간은 붉은 계열로 차가운 것은 파란 계열로 표현돼 있다.
최근 매년 여름 건축가들(2010년 장 누벨, 2009년 SANNA 등)을 초청해 임시 여름 파빌리온을 짓는 런던의 Serpentine 갤러리의 2011년 여름 초청 건축가 Zumthor의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오랜만에 공개하는 그의 새 작품 그리고 비록 임시 건물이지만 런던에서의 첫 작품이 기다려진다.
프랑스 파리=김수지 통신원 susiekim.archi@gmail.com
△ 김수지 : 프랑스 국가 공인 건축가. 생트티엔 건축학교를 졸업하고 마흐나발레 도시&건축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파리 Guillaume Ramillien 건축사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