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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신동엽길 090614 _ p2nbr180

큰산happypapa 2011. 7. 6. 17:30

 

2009년 6월 14일. 백운대신동엽길. 항일운동가이며 시인.

 

 

출발점에서 1피치(슬랩)를 올려다보니 그런대로 오를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올라서 중간쯤부터 막막하다. 초보자에게는 홀드가 없다. 또 암벽면은 매끈매끈해서 발이 잘 붙지 않고 미끄러질 것만 같다. 그런데 두 줄 로프 상태가 이상하게 되었는지 로프가 붙잡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어찌어찌 힘들여 움직이는데 아찌찌님께서 로프를 정리해 주셔서 왼쪽으로 이동하여 섰는데 다시 오르려니 너무 가파른 슬랩이고 잡을 것도 디딜 곳도 없어서 잠시 너무 막막했다가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는 사이에 1피치가 끝나서 확보하고 섰다, 다음에도 로프가 잡아당기는 일이 또 있었으나 누가 올 사람도 없으니 무거워도 그냥 올라갔다. 선등자는 맨손으로 잘도 올라가시는데 내려주신 줄에 만일을 대비하면서도 공포영화보다 무시무시하다. [위 길이 힘들면 널찍한 슬랩 좌측에서 우측 사선으로 이어지는 밴드길로 올라가도 된다]는 내용을 본 기억이 나지만 팀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이 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1피치 중간에서 만난 밴드길이 아래로 연속되는 모양이다. 

 

 

 

   

           올라 가는 중, 만만하게 잡을 데가 없다.

 2피치(밴드횡단길)는 악어등 같이 삐쭉삐쭉 솟은 밴드를 따라 비스듬히 올라가는데 역시 별로 잡을 것도 없고 발 디딜 부분은 갈아내다가 중지한 것처럼 매끌매끌하지만 경사도가 괜찮아서 그냥저냥 걸어 올랐고 끝 부분에서 조금 까다롭지만 잡을 곳이 있는 것이 너무나 반가웠고 그럭저럭 마쳤다. 끝부분 직상크랙에서 오르기 힘들면 더 우측으로 이동하면 오르기 쉽다고 한다.

 

 

       

3피치(디에드로크랙) 길게 이어지는 각도가 큰 V자형 크랙인데 경사도는 다소 완만한데도 나는 발이 잘 붙지 않고 손잡고 힘쓰기가 쉽지 않다. 아무래도 경사면을 걸어 오르는 연습을 좀 해야 할 것 같은데 맨날 산에 다닐 수도 없고 .... 앞에 가시는 ㅅㄹ님은 두 개의 경사진 벽에 각각 발디딤하고 잘 올라가시면서 그렇게 해야 쉽다고 하시는데 나는 잘 되지않고 그렇다고 레이백이라는 것을 하기도 불편하였는데, 하긴 어느 것도 불편하지 않은 것이 없는 것이 내 현실이다. 어쨌든 또 마쳤다. 

 

4피치 역시 V자형크랙이지만 경사도가 수직에 가깝다. 팔다리 사용이 능숙하지 못하면, 완력이 부족하면 오르는 것이 불가능한 피치. 크랙에 발을 끼워 넣듯이 지지하며 왼쪽발로 버티고 크랙에 양손을 끼워 잡으며 레이백으로 올라야 한다지만 이게 그렇게 쉽지 않다. 엉성한 힘쓰기에 기운이 다 빠지고 1/3이나 내 능력으로 갔을까? 두레박신세로 마치었다. 아! 이게 무슨 짓인가? 그래도 끝나는 지점에는 언제나 잡을 곳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긴 그러니까 피치 구분이 될 수도 있겠다. 이렇게 생긴 연습장이 있고 연습할 시간이 있으면 여러 번 해보면 좀 나아질 텐데 ... 

 

5피치는 테라스(4피치, 신동엽테라스란다)에서 보니 올라가고픈 생각이 없다. 역시 V자형 크랙인데 매달려야 할 듯이 앞으로 기울어 있다. 우리 보다 먼저 오른 사람이 다 올라간 후 추락하여 매달려 있는데 먼저 간 사람이 아래 사람의 말이 전혀 들리지 않는가보다.

새벽 3시에 밥을 먹었는데 2시가 넘었던가! 배가 고파서 빵을 꺼냈고 ㅅㄹㅇ님이 빌레이 보시는 대장님을 포함하여 조금씩 배달하였고 나도 한 조각으로 허기를 채웠고 대추방울토마토도 두세 개씩 모두 돌렸다.


우리 선등대장님도 V자형크랙은 다 오르고 트래버스Traverse 구간에서 추락했는데 바지가 다 찢어졌지만 다치지는 않으셨다. 나라면 거북할 만큼 이상 다쳤을 것 같은데 신기하다. 선수는 선수다. 강산대장님도 다 오르셔서 5피치 오를 준비가 완료되었는데 그 때 올라오신 회장님께서 비가 몰려오는 것 같다고 하시며 하신하자고 하셨다. 설왕설래 시끄러웠지만 하산으로 결정되고 나도 신발을 갈아 신고 2회에 걸쳐 하강했다. 비가 오니까 안전벨트를 풀라고 하셔서 빗물이 젖어가는 가운데 배낭에 넣었는데 내가 내려오고 나서 그 다음 그다음 내려올 때까지 비기 너무 많이 내려서 푹 젖어 내려 들 오셨고 그 후 비는 조금 잦았지만 모두 하강을 마칠 때까지 내렸다. 모두 하강을 마치니 이제는 하산이다.

 

      로프 하강 중, 위험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다. 

 

선등자가 오르는 것을 눈여겨보라고 들었지만 무엇인지 내 하는 일이 바빠서 많이 볼 수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특별히 아프지는 아니한데 오른쪽 목과 어깨 수평면의 경계에서 귀밑까지 목의 근육이 만지면 아프다. 요령부득이어서 그럴게다. 초보의 능력으로는 잡을 곳도 디딜 곳도 없는 곳을 오르는 것이 두 번째다.


그래도 올라서고 나면 풍광이 아름다운 그림이다.

잘도 올라가신 ㅅㄹ님도 인수봉의 어느 코스보다도 백운대신동옆길이 어렵다고 하시는데 초보에게 어떤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선등하신 대장님, 리드하느라고 애쓰신 회장님 고맙습니다. 나의 선생님들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