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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등 지역 통합 경제 포위망 ‘RTA’… 26조달러 환태평양 12개국 묶는 ‘TPP’
큰산happypapa
2011. 11. 18. 15:38
FTA 등 지역 통합 경제 포위망 ‘RTA’… 26조달러 환태평양 12개국 묶는 ‘TPP’ |
TPP·FTA·RTA… 용어로 본 글로벌 무역협정 |
[ 출처 : 문화일보 20111118A31 ]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9개국 정상들이 지난 12일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구체적인 윤곽에 합의하고 내년까지 협정을 마무리짓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기에 일본과 캐나다, 멕시코가 TPP 참여의사를 밝힌 데 이어 중국이 TPP추진에 반발하면서 TPP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쟁으로 발목 잡힌 상태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TPP가 가시권에 들어오자 경제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TPP가 무엇이며, 각국의 입장이 다른 이유는 무엇인지, 또 최근 세계 무역협정의 흐름은 어떤지 10문10답을 통해 살펴본다.
1. TPP는 무엇인가
TPP(Trans-Pacific Partnership)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라는 이름 그대로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지역 국가들 간에 추진하고 있는 다자간 FTA(Free Trade Agreement)다.
TPP의 시작은 지난 2006년 11월 칠레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브루나이 4개국 간에 발효된 P4(Pacific 4) FTA다. 시작 당시에는 참여국들의 경제규모가 작아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이 2008년 TPP에 참여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 데 이어 2009년에 공식참여를 선언하면서 규모와 중요도가 높아졌다. TPP는 2012년 11월까지 협상타결을 목표로 회원국 간 모든 상품에 대한 관세의 예외없는 철폐를 추진 중이다. 상품 거래뿐 아니라 기술장벽, 서비스,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등도 개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등 개방정도가 높다.
2.TPP의 현재 진행상황은
칠레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브루나이 4개국에서 시작된 TPP는 현재 미국과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가 협상에 공식 참여하면서 9개국 간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협상은 상품과 서비스, 투자, 정부조달, 원산지규정, 규제협력 및 조화, 통관 등 25개 챕터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TPP 참여 검토를 발표했던 일본은 당초 올해 6월에 TPP 참여 여부를 공식 결정키로 했으나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참여 결정을 연기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TPP 협상 참여를 공식 표명하면서 일본도 TPP 참여를 위한 협상에 조만간 들어갈 전망이다. 캐나다와 멕시코 역시 일본에 이어 13일 참여의사를 표시하면서 TPP는 현재 9개 참여국과 3개 참여의사국 등 총 12개국 간에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3.TPP의 의미는
현재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12개 국가 간에 TPP가 타결되게 되면 경제규모나 인구수에서 사상 최대의 FTA가 탄생하게 된다. TPP 논의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26조1335억달러(2010년 기준)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3개국의 17조1379억달러나 유럽연합(EU) 27개국의 16조2432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인구수도 TPP의 경우 11억7124만명(2010년 기준)에 달해 NAFTA(4억5268만명)와 EU(4억9929만명)를 합한 것보다도 많다.
특히 TPP가 세계 경제규모 1위인 미국과 3위인 일본이 손을 잡는 협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TPP 협상 참여국의 GDP 중 미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한다. TPP를 사실상 미국과 일본 간 FTA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4. 미국이 TPP에 적극적인 이유는
TPP가 최근 힘을 받고 있는 것은 미국이 TPP 추진에 적극 나서고, 아시아 국가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우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경기침체를 벗어나려는 경제적 목적에 있다. 미국은 TPP를 확대 발전시켜 환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 APEC 정상회의에서 “대서양 시대는 가고 태평양 시대가 도래했다”며 FTAPP 구상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이 TPP를 추진하는 더 큰 목적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경제적으로 포위해 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5. 일본의 TPP 참여 선언 배경은
일본은 그동안 자국내 농업보호를 위해 FTA 자체에 소극적이었다. 또 국내 농민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FTA라는 용어 대신 경제동반자협정(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농업 보호를 위해 농업관련 개방정도는 낮추는 대신 상대국에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EPA를 맺어왔다.
이처럼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최근 한국 등 경쟁국들보다 FTA가 뒤처진다는 비판이 일본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정계에서도 GDP의 1.5%인 농업 때문에 제조업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일본은 TPP가 그동안 한국 등 경쟁국보다 열세였던 FTA를 일거에 만회할 회심의 카드로 보고 TPP 참여를 선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집권당인 민주당 내에서조차 농업보호를 이유로 TPP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향후 추진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리나라는 TPP 참여국 상당수와 FTA를 이미 맺었거나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점, 다자간 협상으로 합의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TPP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일본이 TPP에 참여를 선언하면서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6. TPP에 중국이 반발하는데
중국은 미국이 TPP를 통해 아시아 지역 패권을 유지하고 중국을 포위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 전략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과 한·중·일 3국을 묶는 ‘아세안+3’를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아세안+3+3(호주·뉴질랜드·인도)’을 주장하는 일본에 맞서왔으며 TPP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TPP를 강력히 추진하고 일본이 TPP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고립을 염려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APEC 정상회의에서 “모든 종류의 보호무역주의에 단호하게 반대하고 함께 저항해야 한다”면서도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기구를 통해 무역개방을 추구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미국 주도의 TPP에 견제구를 던졌다.
위젠화(兪建華) 중국 상무부 차관보는 “중국은 어떤 나라로부터도 TPP에 초대받지 못했다”면서 중국 견제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시했다.
7. 지역무역협정(RTA)의 종류는
TPP는 특정 국가 간에 배타적인 무역특혜를 부여하는 일종의 지역무역협정(RTA·Regional Trade Agreement)이다. RTA에는 가장 느슨한 형태인 FTA에서부터 가장 강력한 형태인 완전경제통합까지 여러 단계가 있다.
TPP 등 FTA는 당사국 간에 역내 관세를 철폐하는 것으로 RTA 중 지역통합 형태가 느슨한 편이다. 우리나라가 발효시킨 7건의 FTA나 미국과 맺은 FTA가 이에 속한다.
이보다 한단계 더 나간 것이 관세동맹이다. 관세동맹은 당사국 간 관세는 철폐하지만 그외 나라에 대해서는 공동관세를 부과한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간 맺어졌던 베네룩스 관세동맹이 대표적이다. 이보다 더 통합 수준이 높은 것은 공동시장이다. 공동시장이란 광역경제권을 결성해 역내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것으로 현재 유럽연합(EU)의 모체인 유럽경제공동체(ECC)가 대표적인 공동시장이다.
완전경제통합은 초국가적인 기구를 설립해 공동경제정책을 수행하는 것으로 가장 높은 단계의 지역통합이다. 마스트리히트 조약 발효 이후 EU가 완전경제통합의 실례다.
8. RTA의 최근 상황은
지역 간 경제통합을 위한 RTA 체결은 매년 확산되는 추세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현재까지 WTO에 통보된 전 세계 RTA 발효건수는 302건이다. 이 가운데 2001년부터 최근 10년간 발효된 RTA는 206건으로 전체 발효건수의 68.2%나 된다.
RTA 가운데 가장 느슨한 형태인 FTA가 182건으로 가장 많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전세계 교역에서 FTA가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전세계 교역량의 절반에 육박한다. FTA보다 통합정도가 높은 관세동맹이 17건이며, 경제통합도 89건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10건의 FTA가 발효되는 등 각국의 경제통합을 위한 RTA는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EU와의 FTA(7월1일)에 이어 페루와의 FTA(8월1일) 등 2건의 FTA를 발효시켰다.
9. RTA가 증가하는 배경은
FTA 등 RTA가 최근 10년 사이에 집중된 데서 알 수 있듯이 RTA는 최근 국제 경제의 대세다. 이는 WTO가 다자무역자유화를 위해 2001년부터 논의 중인 도하개발어젠다(DDA)에 진전이 없자 각국이 대안으로 RTA를 추진하고 있는 탓이다. DDA와 같은 다자협상의 경우 합의 도출이 어려운 데다 장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RTA는 소수 국가 간 이뤄지는 것이어서 속도를 내기 쉽다. 신흥 개발도상국들의 등장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축이 다극화되면서 지역주의가 심화된 것도 RTA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주의 확산으로 역외 국가로서 받는 피해가 늘자 각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RTA에 주력하는 경향 역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 주요국들의 FTA 추진 현황은
주요국들은 RTA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FTA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칠레, EU 등 44개국과 7건의 FTA를 발효시켰다. 미국과 맺은 FTA는 우리 국회의 비준동의안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의 FTA가 발효되면 세계 GDP대비 우리 경제영토(자국 및 FTA 상대국 GDP)는 60.9%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아세안과 멕시코, 칠레 등과 총 13건의 EPA를 체결한 상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본은 FTA보다 EPA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일본은 특히 지난해 11월 EPA 기본방침을 발표한 뒤 EU와의 EPA 검토에 들어가는 등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TPP에도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중국은 아세안과 마카오, 칠레, 페루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10건의 FTA를 체결했다. 현재는 스위스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과 FTA 협상을 벌이는 등 유럽으로 발을 넓히는 추세다. 미국은 2006년까지 총 14건의 FTA를 맺은 뒤 양자간 FTA보다는 DDA 등 다자간 협상에 주력해왔다. DDA가 지지부진하자 최근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를 비준했다. 그러나 TPP에 주력하는 등 기본적으로 양자보다는 다자간 협상을 중시한다.
김석기자 suk@munhwa.com
▲ TPP(Trans-Pacific Partnership)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 FTA(Free Trade Agreement) = 자유무역협정
▲ RTA(Regional Trade Agreement) = 지역무역협정
▲ 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 경제동반자협정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1111801033124033002
1. TPP는 무엇인가
TPP(Trans-Pacific Partnership)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라는 이름 그대로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지역 국가들 간에 추진하고 있는 다자간 FTA(Free Trade Agreement)다.
TPP의 시작은 지난 2006년 11월 칠레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브루나이 4개국 간에 발효된 P4(Pacific 4) FTA다. 시작 당시에는 참여국들의 경제규모가 작아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이 2008년 TPP에 참여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 데 이어 2009년에 공식참여를 선언하면서 규모와 중요도가 높아졌다. TPP는 2012년 11월까지 협상타결을 목표로 회원국 간 모든 상품에 대한 관세의 예외없는 철폐를 추진 중이다. 상품 거래뿐 아니라 기술장벽, 서비스,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등도 개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등 개방정도가 높다.
2.TPP의 현재 진행상황은
칠레와 뉴질랜드, 싱가포르, 브루나이 4개국에서 시작된 TPP는 현재 미국과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가 협상에 공식 참여하면서 9개국 간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협상은 상품과 서비스, 투자, 정부조달, 원산지규정, 규제협력 및 조화, 통관 등 25개 챕터로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TPP 참여 검토를 발표했던 일본은 당초 올해 6월에 TPP 참여 여부를 공식 결정키로 했으나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참여 결정을 연기했다. 그러나 지난 11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TPP 협상 참여를 공식 표명하면서 일본도 TPP 참여를 위한 협상에 조만간 들어갈 전망이다. 캐나다와 멕시코 역시 일본에 이어 13일 참여의사를 표시하면서 TPP는 현재 9개 참여국과 3개 참여의사국 등 총 12개국 간에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3.TPP의 의미는
현재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12개 국가 간에 TPP가 타결되게 되면 경제규모나 인구수에서 사상 최대의 FTA가 탄생하게 된다. TPP 논의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합계는 26조1335억달러(2010년 기준)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3개국의 17조1379억달러나 유럽연합(EU) 27개국의 16조2432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인구수도 TPP의 경우 11억7124만명(2010년 기준)에 달해 NAFTA(4억5268만명)와 EU(4억9929만명)를 합한 것보다도 많다.
특히 TPP가 세계 경제규모 1위인 미국과 3위인 일본이 손을 잡는 협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TPP 협상 참여국의 GDP 중 미국과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한다. TPP를 사실상 미국과 일본 간 FTA라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4. 미국이 TPP에 적극적인 이유는
TPP가 최근 힘을 받고 있는 것은 미국이 TPP 추진에 적극 나서고, 아시아 국가들의 동참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우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경기침체를 벗어나려는 경제적 목적에 있다. 미국은 TPP를 확대 발전시켜 환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 APEC 정상회의에서 “대서양 시대는 가고 태평양 시대가 도래했다”며 FTAPP 구상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이 TPP를 추진하는 더 큰 목적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경제적으로 포위해 아시아에서의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5. 일본의 TPP 참여 선언 배경은
일본은 그동안 자국내 농업보호를 위해 FTA 자체에 소극적이었다. 또 국내 농민들에게 자극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FTA라는 용어 대신 경제동반자협정(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국내 농업 보호를 위해 농업관련 개방정도는 낮추는 대신 상대국에 경제적인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EPA를 맺어왔다.
이처럼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최근 한국 등 경쟁국들보다 FTA가 뒤처진다는 비판이 일본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정계에서도 GDP의 1.5%인 농업 때문에 제조업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일본은 TPP가 그동안 한국 등 경쟁국보다 열세였던 FTA를 일거에 만회할 회심의 카드로 보고 TPP 참여를 선언했다. 하지만 여전히 집권당인 민주당 내에서조차 농업보호를 이유로 TPP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향후 추진 여부는 불투명하다.
우리나라는 TPP 참여국 상당수와 FTA를 이미 맺었거나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점, 다자간 협상으로 합의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TPP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일본이 TPP에 참여를 선언하면서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6. TPP에 중국이 반발하는데
중국은 미국이 TPP를 통해 아시아 지역 패권을 유지하고 중국을 포위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 전략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과 한·중·일 3국을 묶는 ‘아세안+3’를 추진해왔다. 이를 통해 ‘아세안+3+3(호주·뉴질랜드·인도)’을 주장하는 일본에 맞서왔으며 TPP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TPP를 강력히 추진하고 일본이 TPP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고립을 염려하는 처지가 된 셈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APEC 정상회의에서 “모든 종류의 보호무역주의에 단호하게 반대하고 함께 저항해야 한다”면서도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보다 세계무역기구(WTO) 같은 기구를 통해 무역개방을 추구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미국 주도의 TPP에 견제구를 던졌다.
위젠화(兪建華) 중국 상무부 차관보는 “중국은 어떤 나라로부터도 TPP에 초대받지 못했다”면서 중국 견제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시했다.
7. 지역무역협정(RTA)의 종류는
TPP는 특정 국가 간에 배타적인 무역특혜를 부여하는 일종의 지역무역협정(RTA·Regional Trade Agreement)이다. RTA에는 가장 느슨한 형태인 FTA에서부터 가장 강력한 형태인 완전경제통합까지 여러 단계가 있다.
TPP 등 FTA는 당사국 간에 역내 관세를 철폐하는 것으로 RTA 중 지역통합 형태가 느슨한 편이다. 우리나라가 발효시킨 7건의 FTA나 미국과 맺은 FTA가 이에 속한다.
이보다 한단계 더 나간 것이 관세동맹이다. 관세동맹은 당사국 간 관세는 철폐하지만 그외 나라에 대해서는 공동관세를 부과한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간 맺어졌던 베네룩스 관세동맹이 대표적이다. 이보다 더 통합 수준이 높은 것은 공동시장이다. 공동시장이란 광역경제권을 결성해 역내 생산요소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것으로 현재 유럽연합(EU)의 모체인 유럽경제공동체(ECC)가 대표적인 공동시장이다.
완전경제통합은 초국가적인 기구를 설립해 공동경제정책을 수행하는 것으로 가장 높은 단계의 지역통합이다. 마스트리히트 조약 발효 이후 EU가 완전경제통합의 실례다.
8. RTA의 최근 상황은
지역 간 경제통합을 위한 RTA 체결은 매년 확산되는 추세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현재까지 WTO에 통보된 전 세계 RTA 발효건수는 302건이다. 이 가운데 2001년부터 최근 10년간 발효된 RTA는 206건으로 전체 발효건수의 68.2%나 된다.
RTA 가운데 가장 느슨한 형태인 FTA가 182건으로 가장 많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전세계 교역에서 FTA가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전세계 교역량의 절반에 육박한다. FTA보다 통합정도가 높은 관세동맹이 17건이며, 경제통합도 89건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10건의 FTA가 발효되는 등 각국의 경제통합을 위한 RTA는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EU와의 FTA(7월1일)에 이어 페루와의 FTA(8월1일) 등 2건의 FTA를 발효시켰다.
9. RTA가 증가하는 배경은
FTA 등 RTA가 최근 10년 사이에 집중된 데서 알 수 있듯이 RTA는 최근 국제 경제의 대세다. 이는 WTO가 다자무역자유화를 위해 2001년부터 논의 중인 도하개발어젠다(DDA)에 진전이 없자 각국이 대안으로 RTA를 추진하고 있는 탓이다. DDA와 같은 다자협상의 경우 합의 도출이 어려운 데다 장기간이 소요되는 반면, RTA는 소수 국가 간 이뤄지는 것이어서 속도를 내기 쉽다. 신흥 개발도상국들의 등장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축이 다극화되면서 지역주의가 심화된 것도 RTA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주의 확산으로 역외 국가로서 받는 피해가 늘자 각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RTA에 주력하는 경향 역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RTA 증가가 다자무역자유화를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RTA 증가가 역내 국가 간 자유화를 높여 결국 다자체제의 자유화를 선도한다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을 얻으면서 RTA 증가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10. 주요국들의 FTA 추진 현황은
주요국들은 RTA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FTA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칠레, EU 등 44개국과 7건의 FTA를 발효시켰다. 미국과 맺은 FTA는 우리 국회의 비준동의안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의 FTA가 발효되면 세계 GDP대비 우리 경제영토(자국 및 FTA 상대국 GDP)는 60.9%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아세안과 멕시코, 칠레 등과 총 13건의 EPA를 체결한 상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본은 FTA보다 EPA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일본은 특히 지난해 11월 EPA 기본방침을 발표한 뒤 EU와의 EPA 검토에 들어가는 등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동안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TPP에도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중국은 아세안과 마카오, 칠레, 페루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10건의 FTA를 체결했다. 현재는 스위스와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등과 FTA 협상을 벌이는 등 유럽으로 발을 넓히는 추세다. 미국은 2006년까지 총 14건의 FTA를 맺은 뒤 양자간 FTA보다는 DDA 등 다자간 협상에 주력해왔다. DDA가 지지부진하자 최근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와의 FTA를 비준했다. 그러나 TPP에 주력하는 등 기본적으로 양자보다는 다자간 협상을 중시한다.
김석기자 suk@munhwa.com
▲ TPP(Trans-Pacific Partnership)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 FTA(Free Trade Agreement) = 자유무역협정
▲ RTA(Regional Trade Agreement) = 지역무역협정
▲ EPA(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 경제동반자협정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1111801033124033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