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음식

붉은 빛깔 차조기茶… 울화통 날리는 ‘藥水’

큰산happypapa 2013. 2. 20. 16:46

 

붉은 빛깔 차조기茶… 울화통 날리는 ‘藥水’

분노·스트레스 만성화 되면 항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이상

문화일보 20130220_32

 

 

회사 일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부하직원이 자신보다 먼저 승진하는 일이 벌어진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가 생기고, 자신감을 잃게 된다. 그러나 본인의 능력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사에 대해 몹시 섭섭한 심정도 든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화도 난다. ‘화병’의 시작이다.

 

그동안 사람들은 이처럼 발병한 화병은 원인만 제거되면, 즉 주변 상황만 좋아지면 곧 증상이 사라질 것으로 믿어왔다.

 

과연 그럴까. 최근 연구결과는 이를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특히 화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스트레스와 염증반응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들이 이와 관련, 주목을 끈다.

 

신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에 저항하기 위해 뇌의 시상하부로부터 뇌하수체, 부신축으로 이어지는 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 그리고 부신에서는 스트레스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항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스트레스가 계속될 때다. 코르티솔이 평소보다 많이 분비되며, 결국 부신이 지치고 고갈코르티솔을 더 이상 생산 못하는 상태가 빚어진다.

 

체내의 염증반응이 활성화되는 것도 바로 이때부터다. 면역체계와 염증반응을 조절해주던 코르티솔이 더 이상 분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결국 신경세포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가 생기고, 이런 상황에서 나타난 신진대사의 불균형은 스트레스 유발 원인이 제거돼도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 승진에서 누락시켜 분노의 대상이 된 회사를 그만둬도 계속 어딘가에 분풀이를 해야 직성이 풀리게 된다. 따라서 마음만 새롭게 다잡을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염증을 치료해야 죽었던 신경세포를 다시 살릴 수 있다.

 

오래전부터 화병이 났을 때 체내에 맺힌 울혈을 풀어주는 약재를 한방에서 제시한 것도 스트레스와 면역체계, 염증반응 등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음식물이 상하는 것을 막는 방부제로 많이 쓰여온 차조기(자소엽)도 그런 약재 중의 하나다.

 

맛이 맵고, 성질이 따뜻한 차조기는 붉은 빛깔이 도는 깻잎 모양을 하고 있는데 천식, 기침, 가래, 인후염, 소화불량, 요통, 불면증, 피부병 등의 처방에 쓰인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것은 차조기의 효능 중에 신경 안정도 있었다는 점이다.

 

동양의학에서 차조기는 인간의 몸속 기(氣)의 흐름을 조절해 정신적으로 안정시켜주는 귀중한 음식 중 하나로 여겨졌다.

 

차조기의 성분을 따져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차조기는 비타민C를 비롯해 칼슘, 철분, 칼륨, 식이섬유 등 염증 종양에 효과가 있는 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 특히 한 조사에 따르면 염증을 억제하고 혈액 응고를 돕는 비타민K가 차조기 잎 기준 100g당 성인 하루 권장섭취량의 무려 850%가 함유돼 있다.

 

씨에 풍부한 오메가3 역시 항염증 작용을 한다. 특히 DPA와 DHA가 풍부한 오메가3는 뇌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물질로 신경전달의 통로 역할을 한다. 만약에 오메가3 섭취가 적어 뇌의 60%를 이루고 있는 지방이 오메가6나 트랜스지방 등으로 채워지면 신경전달에 문제가 생기며, 생각이나 감정의 조절에 있어서 유연함을 잃게 된다.

 

그 결과 집착하고, 분노하고, 화를 내고, 불면증에 시달린다. 이와 관련, 윤승일 빙빙한의원 원장은 “차조기는 로즈마리닉산, 우르솔릭산, 루테올린 등의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지고 있는데 이는 우울증이나 분노의 원인이 되는 염증에 대해 강력한 예방과 치유의 효능을 지닌 성분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차조기는 국내에서 약재로 많이 쓰이지만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식용으로 사랑받아 왔다. 이는 차조기 특유의 항균성능 때문인데, 서울에도 고급 일식집에서는 생선회 밑에 차조기 잎을 까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차조기의 효능이 알려지며 지방에서 특수작물의 하나로 적극 재배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차조기차, 차조기매실장아찌, 차조기술, 차조기 김치 등의 요리가 선보이고 있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0220010332430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