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우'가 들어 있는 성적표를 받아왔는데
'우'라는 건 집안 내력에 없는 일이라며 곧바로
휴지통으로 던져버린 아버지와 그 구겨진 성적표를
평생 기억하는 내담자가 있었다.
단 한 번도 아버지로부터 어떤 칭찬도 받아본 적 없는 그 사람.
"열심히 해야지. 좀 더 해봐라"가 최상의 칭찬이었고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급속히 냉담해지며
쉴 새 없이 잔소리를 해대던 아버지만을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서른이 넘은 이 사람의 문제는 자신이 없다는 것이었다.
일을 해도, 공부를 해도, 심지어 연애를 해도 이 사람은
상대의 기색을 살피며 일의 결과를 가늠하고 있었다.
《서른다섯의 사춘기/한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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