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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후여담 300 전사

큰산happypapa 2012. 4. 13. 15:08

[오피니언] 오후여담 

300 전사   문화일보 20120413A38

이현종 논설위원

BC 480년 7월 제3차 페르시아 전쟁 당시 전설적인 ‘테르모필레 전투’를 다룬 영화 ‘300’은 화려한
영상스펙터클한 액션이 볼 만하다. 좀 잔인하긴 하지만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가 100만명의 페르시아 대군에 맞서 싸우는 장면은 실화라고 하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다. 테르모필레 협곡은 그리스 테살리아 지방의 산과 바다 사이에 있는 좁을 길로, 이곳에서 스파르타 왕 레오니다스는 300명의 전사를 이끌고 크세르크세스 황제가 이끄는 페르시아군의 남하를 저지하다 결국 모두 전사한다. 당시 페르시아 제국은 인구 2000만명이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세계 인구가 1억명 정도로 추산된 것에 비춰보면 대단한 제국이다.

대제국의 침공에 맞서 세계 전쟁사에 길이 남는 전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스파르타만의 고유한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역사가들은 평가하고 있다.‘스파르타식 교육’은 잘 알려져 있는데 전사들의 모든 일상은 전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전쟁에 나서 절대 퇴각하거나 항복하지 않도록 교육받는다. 전투에 나설 때 스파르타인들은 8열 종대로 서서 왼손으로 방패를, 오른손으로 장창을 들었으며 왼팔 팔꿈치는 옆 병사의 자세를 지지해주는 밀집대형으로 전투를 했는데 기동력은 떨어지지만 동료를 방패로 지키면서 한몸처럼 싸웠다고 한다. 이런 300명 스파르타 전사의 용기와 희생정신이 목적의식과 싸울 의지가 없는 수백만명의 오합지졸 페르시아 군대와 맞서 싸우는 전투를 만들어낸 것이다.

4·11총선을 통해 우리도 300명의 새로운 전사를 얻었다. 제18대 국회에는 국회의원이 299명이었으나 19대에는 1명이 더 늘어 300명이 됐다. ‘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하며,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헌법 제46조 국회의원의 의무)바라면서 4700만 국민이 뽑은 대표선수들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들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고 한편에서는 호전적인 북한이 시시각각으로 노리는 대한민국을 위해 최전선에서 싸울 ‘300 전사’들이다. 스파르타 전사들처럼 300명의 제19대 국회의원들이 국익과 국민을 위해 방진(方陣)을 짜고 적과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한다면, 그것은 허황된 꿈일까.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2041301033837307002